CAFE

‥‥향기 ♡ 자작글

사기꾼

작성자이칠|작성시간24.06.06|조회수102 목록 댓글 2

나는 생수를 많이 마신다. 들녘에 나가 농삿일을 할 때에도 생수를 휴대한다. 특히 여름에는 하루 두병이상의 생수를 운전을 하며 마신다. 생수는 가까운 마트에서 구입한다. 옛날 같으면 생각도 못한 일이 나의 생활 환경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흔하디 흔한 물이 어느사이 돈을 주고 사 먹는 상품이 되었다.

 

물의 상품화는 조선후기부터 시작되었다. 함경도의 북청에서 온 사람들이 한양의 양반가에 물을 공급해 주면서 물은 돈벌이의 수단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들 북청 물장수들이 한 것은 물에 값을 매겼다기 보다는 그들의 노임을 물값으로 계산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민족에게는 일찍이 물장사의 길을 열어준 인물이 있었다. 바로 김선달이다. 조선시대 평양에서 김선달은 한양 상인 허풍선에게 일금 4천냥을 받고 대동강물을 팔아 먹었다. 황소 60마리 값이라 한다. 우리 역사상 강물을 팔아먹은 최초의 인물이다. 그가 물을 팔아먹은 수법은 사기였다. 그래서 희대의 사기꾼이요 난봉꾼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나쁜짓만 한 것은 아니다. 권세가들의 횡포를 조롱하며 가난한자를 도운 의인으로도 유명하다.

 

남에게 사기를 잘치는 자들은 두뇌회전이 빠르다고 한다. 김선달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어느날 김선달은 한양기생 춘심이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게 된다. 춘심이는 한양에서도 소문난 기생이며 김선달이 아끼던 애인이었다. 평양을 떠난 지 사흘 만에 겨우 한양에 당도했었는데 때는 저녁 무렵이었다.

 

주막을 찾아 밥 한 끼를 때우고 다시 길을 걷는데 갑자기 아랫배가 통증과 함께 뒤틀리면서

뒤가 마릅기 시작한다. 낮선 타향이라 아는 집이라고는 있을리가 없고, 그렇다고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 가 실례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은 급하고 하는 수 없이 남의 담벼락 밑에 앉아 볼일을 보았다. 헌데 막 일어나려는 데 저 앞에 순라꾼들이 오는게 아닌가. 들키기라도 하면 관아에 가서 볼기를 맞게 될 것이고 벌금형을 받을 것이라 생각하니 덜컥 겁이나 쓰고 있던 갓을 벗어 재빨리 볼일 본 것을 덮어 버렸다.

다행히 순라꾼이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갔다. 그러나 이미 버린 갓은 다시 쓸 수 없게 되었다. 김선달은 날이 밝으면 갓을 사기로 마음을 먹고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았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시장을 물어물어 모자 전에 들렸다. 그는 갓 하나를 집어 들며,

주인장, 이 갓이 얼마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주인장이 열 냥이요.”라고 했다.

김선달이 가진 돈은 닷 냥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갓을 돌려주고 이번에는 패랭이 갓을 들어 보이며, “이 갓은 얼마요?” 하니, 주인이 닷 냥이라고 한다. “엤수다.” 하며 돈을 건네고 패랭이를 삐딱하게 썼다.

패랭이모자를 쓰고 시장을 한 바퀴 빙 돌고 나서 김선달은 다시 갓가게에 들렸다. 그러고는 패랭이를 벗어 주인에게 돌려주며 처음 골랐던 갓을 집어 들어 머리에 쓴 다음, “주인장 갑니다.” 하고는 가게를 나서는 게 아닌가.

주인이 놀라며 황급히,“ 아니, 여보시오. 그 갓은 열 냥짜리 갓이요.”하면서 돈을 더 달라고 했다. 김선달이 돌아서며,“ 이 양반아, 먼저 내가 닷 냥을 주었고 이번에 닷 냥짜리 패랭이를 주었으니 열 냥이 아니요?”하며 밖으로 획 나가버렸다.

가게집 주인이 김선달의 말을 듣고 보니 얼핏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틀리는 것 같기도 하여 한참을 헷갈리는데, 이때 김선달은 줄행랑을 처버렸다.

김선달의 계산이 맞습니까?

 

이런 소설같은 인물의 실존여부가 가끔 도마위에 올라 우리를 의아하게 한다. 김선달은 과연 실존한 인물일까, 아님 전설속의 인물일까. 봉이 김선달의 본명은 김인홍. 자호는 낭사라고 한다. 김선달은 평양사람이다. 이쯤되면 실존인물이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김선달은 실존인물이 아니고 지어낸 전설적인 인물이라 한다.

 

지금 나라안에 김선달 빰칠정도의 사기꾼들이 날뛰고 있어 혼란과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치인을 비롯해서 기업하는 자, 일반서민 할 것 없이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일삼으며 우리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의 사기꾼은 조희팔이라고 한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국화2687 | 작성시간 24.06.06 아 재미 있네요
    봉이 김선달 낙동강 물은. 아무나 팔아 먹나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이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8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감사드립니다.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