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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자작글

행복을 주는 사람

작성자이 프란치스코|작성시간24.07.14|조회수219 목록 댓글 0

2024.07.15.월요일
행복을 주는 사람


비 내리는 주일아침
9시 미사를 마치고 집에 오니
아내가 깨어 있었다.

벌써부터 전통한복을 예쁘게 입고
내가 오길 기다렸나보다.

"주일이니 푹 잔다면서...."
한주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식당일을 하는 아내다.
전 같으면 날아다닐만큼 날쎄던 아내다.
어느날 뇌경색으로 쓰러져
대학병원에 가서 중환자실에서 20일이나 있다가 일반병실로 옮겼다.
그래도 다른이 보다 훨씬 좋은편이다.
어눌하던 말도 어줍던 손놀림도
일을 할 수 있을만큼 좋아졌다.
의사도 재활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으면 해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날이가면 갈수록 힘들어 한다.
늘 누우면 이내 잠이 들곤한다.
그래서 주일이면 푹 자게 내버려둔다.

그런데 오늘은 일찍 일어나 앉아있다.
나를 기다렸나보다.
"오늘 구영리 갔다올까?"
아내가 묻는다.
"구영리?"
삼계탕이 먹고 싶은 모양이다.
구영리에 삼계탕 잘하는 곳이 있다.
아마도 아내의 입맛에 맞는 모양이다.

전에 삼계탕을 먹으러 가자는 걸
싫은 표정을 지었더니 화를 버럭 내며
그냥 돌아가자고 했었다.

오늘은 가자는 애내 말에 선듯 "그래. 가자고"고 하며 집을 나섰다.
비를 뚫고 달리는 차 안에서
아내는 연실 고맙다는 말을하며
흐믓해 한다.

음식점에 도착하니 손님이 많았다.
마침 자리가 있어 금방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맛있게 먹는 아내의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보기 좋았다.
이렇게 하면 행복을 줄수 있는 것을....

'이제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려는지
사는동안이라도 잘해주자.'
뇌경색을 앓고 있는 아내나 암 수술을 끝낸 나, 서로가 보살펴야 하는 몸들...
사는 그날까지 하루라도 늘 서로를 살펴야한다.

아내에게 행복을 줄수 있는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내 자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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