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가을은
김용호
늦은 가을 햇볕사이로 서늘함이 맴도는
도로 가에
바람결에 천천히 떨어지는
은행나무의 노란 잎들이
한때는 푸르렀던 날들을 고이 접고
바람에 실려 잠시 떠돌다
말없이 땅을 덮으며
삶의 마침표를 사푼사푼 내려놓는다.
은행잎 같은 나의 많은 기억들이
마음을 스친다.
나의 삶의 순간들이 바람 실려 떠돌다
지는 은행잎이 되겠지
더 보람되게 살지 못한 삶
이 가을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게될 계절이다.
그래도 가을은
풍요가 잇닿는 대단한 가치가 여물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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