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들이 / 여은 정연화
잔뜩 흐린 오후
트렌치코트를 입고
대문을 나선다
스치는 바람에
차가움이 느껴진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졌다
가로수 은행잎이
노랗게 물을 들였고
떨어진 낙엽이
보도블록 위를 뒹군다
쓸쓸함일까
외로움일까
왠지 모를 허허로움에
가슴에 구멍이 난 듯하다
혼자 걷는 사람들
둘이 걷는 사람들
운동을 나왔는지
빠르게 걷는 사람들
거리의 저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가을바람 휑하니 불어와
가을 앓이를 하고 있을까
바람에 하늘거리는
키 큰 코스모스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가을가을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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