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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작성자행복한 삶.|작성시간26.06.16|조회수43 목록 댓글 0

지우개.

🙏🎋幸福한 삶🎋🎎🎋梁南石印🎋🙏

 

지 지울 수가 없었어.

우 우리가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날,

개 개살구처럼 떫고 쓴맛을 남긴 채 돌아선 널

      지울 수 있는 지우개를 찾아 세상 끝까지 가고 싶어.

 

넌 모를 거야,

나는 오늘부터

독해지기로 다짐했어.

 

왜냐고,

궁금하기나 하니,

미워서가 아니었어,

잊고 싶을 만큼 사랑해서야,

 

내 마음속에 자리한 너를

악몽을 꾸고 깬 듯 말끔히 지워야만

겨우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아서.

널 잊기 위한 눈물을 삼키며 생각했어.

 

왜 그랬을까.

아마도 넌 내 삶의 한쪽을

통째로 차지했던 사람이었으니까.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

계절이 몇 순번이나 바뀌고,

 

수많은 날이 스쳐 지나갔지만

너는 여전히 기억 한구석에 앉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더라.

 

그래서 이제는 지우고 싶어.

네가 미워서가 아니었어.

 

잊을 수 없을 만큼 사랑했기 때문에,

붙잡고 있을수록 내가 더 아파졌어.

 

사실은 말이야,

잊지 않고 품고 살다보면

언젠가는 다시 닿을 수 있을 거라 믿었어.

 

우연처럼 마주치거나,

늦은 안부라도 건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이제서야 알겠더라.

넌 내가 버둥거리며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심연 너머에 있다는 것을.

 

하늘이 무너지고 세상이 뒤집힌다 해도

어떤 인연은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을.

 

그런 기억을 품고 산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긴 외로움이더라.

 

그래서 잊기로 했어.

너를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야

내가 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어.

 

못난 내가 널 가슴에 묻어둔 채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기 위해서.

 

혹시라도정말 먼 훗날

내가 잘 살아남는다면,

 

그때는 그리움도 아픔도 아닌 마음으로

어디선가 네가 날 잊고 잘 살고 있는지

 

단 한 번만이라도 먼발치에서 너를

바라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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