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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여행지

가난하고 너무도 가엾은 그녀

작성자산울.|작성시간18.07.11|조회수252 목록 댓글 9

■ 가난하고 너무도 가엾은 그녀

해질무렵 베란다에서 잠시 하늘구름과
바깥풍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뿔싸!

집앞 상가처마밑 인도에 세 자녀를 거느린
부랑인 [浮浪人]으로 보이는
아낙이 시야에 들어오는게 아닌가?

집안에 먹을게 있나 찾아서 쵸코파이와 과자를
주섬주섬 봉지에 담아 얼른 그녀에게로 갔다.
그들을 동행하고 근처 마켙으로 가서 먹고싶은 것,
필요한 것 있으면 다 고르라고 하니
어린아이는 음료와 과자, 그리고 모형 장난감
자동차를 기리키며 갖고 싶단다.

그래봐야 고작 몇십불이다.

허기지고 굶주린 배를 채우니 생기가 돌면서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하는데 엄마인 그녀는
연신 내게 ''어꾼(감사합니다)''를 외치며
두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그녀 얼굴은 삺에 지친 표정이 역력하고
죽지못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어두운 그림자~
온몸이 햇빛에 그을리고 씻지를 못해 떼국물이
범벅이고 두살쯤 되보이는 아이는 신발도 없이
맨발로 걸어다니고, 대여섯 되보이는 여자아이는
머리를 감지못해 온통 긴머리카락에 떡이 져있다.

일단 그녀 가족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싶어
근처 노점상에서 간단히 식사를 사주고는
대화가 통하지않으니 옆에 뚝툭기사를 불러
손짓발짓, 크메르어, 영어를 동원하여
통역을 해가면서 이야길 들어보니 남편은 도망갔고
집도없이 길거리에서 동냥으로 세아이를 기르는데
그나마 몸이 아파서 일도 못하고 동냥도 힘들어
피곤한 삶에 지쳐있단다.

나는 속으로
"그럼 애라도 작게낳지,
애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ㅠ" 라고
푸념하며 속상한 마음을 감추고 있었다.

어짜피 난 가난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내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봉사를 하며 살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맘같아선 우리 아파트로 데려가 목욕이라도
시켜주고 따뜻한 밥한끼라도 정성스럽게 해주고싶지만
나는 차마 거기까지는 용기가 없었다.

부끄럽지만 그들에게 먹을 걸 전해주면서도
행여 내 손에 닿지는 않을까하여 주저하는 나.

도대체 세상은 왜이리 불공평한 것일까?
아니면 그녀의 타고난 팔자가 불행한 것일까?

다니다 보면 길거리엔 수도없이 동냥하는
부랑인들이 눈에 띄고 또 한편에서는
고급승용차에 호화판 생활하는 자도 눈에 띈다.

그녀 가족에게 내가 겨우 한끼의 식사와 몇푼의
용돈을 쥐어주었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그녀 가족의 형편이 좋아지는 것은 아닐테지만~

가끔 이런 광경을 목격할때면 세상살이란 것이
참 원망스럽기도 하다.

대부분 먹고살기 힘드니 남이야 죽던말던
내 한 목숨과 내 식구 챙기기에 바쁜 세상살이지만
가물에 콩나듯 나보다 남을 귀히 여기고 희생과
봉사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엊그제 내가 쓴 글에서 보듯이
한 평생을 소록도 나환자를 돌보았던 오스트리아의
두 수녀님의 일생 또는 슈바이처박사의 인류애를
실천하는 모습 등. . .

그냥 삶의 한 단면이 너무 씁쓸해서 넋두리처럼
글을 늘어놓은 것 같다.

살다가 아주 가끔 한번이라도
소리없이 나아닌 이웃도 더불어 함께 잘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과 도움의 손길도 내밀어보자.

어짜피 죽어지면 권세, 명예, 건강, 쌓아둔 쩐 등
어느 것 한푼도 가져가지 못하지 않는가?

그리고 당신도 어느 순간 부랑인이 되지 말란
법이 있는가?

부랑인들에겐 베불리 먹고 잘사는 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그들은 이렇게 손가락질하며 욕할지도 모른다.

''너희 놈들이 우리 거지들보다 더 도둑놈들''이라고~

''혼자만 잘 쳐먹고 인정머리라곤
손톱만큼도 없는 욕심쟁이 놈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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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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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천사영희 | 작성시간 18.07.13 가슴이 짠합니다
    너무 대단하십니다
    부럽기도 하구요
    늘 건강 잘챙기시여
    멋진 여행길 되시길
    기도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산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7.13 감사합니다.
    늘 평안하시고 행복하세요.
  • 작성자최돈애 | 작성시간 18.11.08 산울림!!!
    감명 깊은 여행지 잘 보고 갑니다.
    산울림의 작지만 크고 보람된 아름다운 선행을 하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산울림이되어 간다면 좋겠습니다.

    어디 여행을 하셨는지는 잘 모르지만 후진국 같군요.

    우리도 한때 세계 최 빈국에서 이렇게 잘 살게되어 늘 감사합니다.
    산울림 멋진 선행에 다시한번 고개 숙여 봅니다.

    늘 행복하시고 다음 뵐때는 더 아름다운 글과 모습 기대 됩니다.
    주님이름으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작성자최돈애 | 작성시간 18.11.08 그리고 이글과 산울림의 마음까지고 갖어가고 싶어지지만
    글과 사진 (다운로드)오셔갑니다.
  • 작성자창원친구 | 작성시간 21.05.19 즐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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