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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감동글

시인 외/차민경

작성자고쿠락|작성시간24.01.05|조회수89 목록 댓글 1
차민경 동시조 읽기/김문억




풀벌레 합창단/차민경




풀벌레 풀숲 학교
인기 높은 노래 교실


달 밝은 가을밤에
노래 연습 한창이다


합창단 순회공연에
지휘자는 누굴까?




오늘 「손톱에 뜬 달」 이름으로 차민경 시인의 동시조 집 한 권이 들어왔다 책 표지에서부터 출판내용까지 혹은 그림이나 작품까지 두루 살펴보면 어느 한 곳 소홀한 곳이 없이 많은 성의가 들어가 있는 좋은 시집이다. 더 구체적으로 느낌을 말한다면 돈이 꽤 들어간 고급스러운 책으로 받아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주마마 납시오’ 귀중하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소중한 마음으로 펼쳐 읽어 보다가 눈길을 잡는 글이 있다. 풀벌레 합창단이다.


지휘자는 누구냐고 독자에게 질문 하는 것으로 이 시는 마무리 하고 있다.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듣는 이에 따라서 대답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은 평소에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는 갖고 있는 종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보통은 조물주라든가 하느님이라든가 하는 만물의 창조주를 떠 올리게 한다. 그 만큼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자연의 합주곡 같은 풀벌레 울음소리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자연을 뛰어 넘는 우주 만물의 순리까지 질문하고 있다. 그냥 읽고 나면 대단치도 않은 어린이들의 단시조 한 수에 지나지 않지만 빳빳한 종이로 딱지를 접듯이 내용이 그만큼 알차고 야무지다. 세상 만물이 다 의미 없이 이름 없이 태어난 생명은 없다. 아무리 쉬운 글 한 편이라고 해도 그 속에 내재 해 있는 의미를 짚어보면 이렇듯이 의미심장한 뜻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순회공연 이라고 했으니 여름이나 가을이 되면 차 시인이 들었다는 풀벌레 합창단이 우리 동네도 찾아 올 것이라 기대하면서 긴긴 겨울을 참아야겠다.




할매 아줌마




마주친 옆집 할매
반가워서 “할매, 안녕?”


“나더러 할매라니?
아니야, 아줌마야,“


내 눈엔 진짜 할맨데
아줌마도 할맨가?






시 작업을 하다가 보면 마음속에 오래도록 품고 다니면서 물레를 돌리는 글감이 있는가 하면
순간적으로 마른번개가 스치듯이 지나가는 느낌을 낚아채는 순발력으로 탄생하는 작품이 있다
위 작품이 후자에 속한다. 글감은 그렇게 마무 곳에서나 숨어 있다가 느닷없이 돌진하기도 하고 화살같이 날아가기도 한다. 본대로 들은 대로 우선은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메모가 필요하다 그렇게 시는 뜻 하지 않은 곳에서 월척도 낚을 수도 있다. 그 뒤에 수많은 퇴고 작업을 해서 시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옆집 꼬마가 하던 대로 인사말을 했을 뿐인데 듣는 작가의 귀에서는 번개가 지지고 지나가는 귀앓이를 한 겪이다
바보와 어린이는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흰머리를 선호하면서 당당하게 나이 들어가고 있는 작가는 어느 날 옆 집 꼬맹이로부터 할매라고 하는 호칭으로 인사말을 받는다.


‘나더러 할매라니?
아니야, 아줌마야’


할매의 이런 항의는 진짜 항의가 아니고 영특한 꼬맹이에게 넌지시 한 번 시비를 걸어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따듯한 문장이다. 하지만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순진무구의 꼬맹이는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말한다. 평소에 할머니의 구분은 흰머리 검은머리로 갈라치기를 했는데 흰머리가 할머니 아니라고 하니 웃기는 일이 생긴 것이다. 자신의 판단에 혼란이 생기면서 의심이 간 것이다.


내 눈엔 진짜 할맨데
아줌마도 할맨가?


꼬맹이도 거짓이 없지만 역시 동시조는 거짓 없는 아이들이 읽을 작품이기 때문에 어른의 입장이 된 작가는 진정한 동심에서 시를 빚어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작품 내용으로 봐서는 제목에서 ‘할매 아줌마’ 라고 하기 보다는 ‘아줌마 할매’ 라고 도치 되어야 더 마땅한 것 같다. 뜻 전달이 더 잘 될 것 같다.








시인/차민경




시인의 가슴 속은
마그마 품은 화산


뜨겁고 깊은 감동
시심을 주체 못 해


화산이 폭발하듯이
불꽃같은 시를 낳지.


차민경의 동시조는 “시인‘에 와서 절정을 이룬다
동시조라고 하는 장르 자체가 누구나 이해되는 쉬운 문장이어야 함은 당연하지만
쉬운 문장의 연결로 작품 전체를 쉽게 이해되는 글로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시인’은 그런 어려움을 잘 극복한 좋은 동시조다.
시를 쓰다가 보면 특히 시조를 쓰다가 보면 초 중 종장이라고 하는 구도 안에서 몇 마디의 낱말을 갖고 작품을 빚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기승전결 이라고 하는 순서를 생각하다가 보면 따르는 어려움이 한 번 더 가중된다. 그것이 교과서적인 배움이었고 기초 교육이었다. 하지만 좋은 작품이라는 결과물을 전제하고 보면 그런 교육은 어디까지나 기초인 것이고 작업을 하는 작가의 능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융통성이 따를 수 있다. 정해진 틀 속에서의 자유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가장 주장하고 싶거나 좋은 구절이라고 생각되어지는 문장을 젤 먼저 초장에 올리는 경우다. 이 작품이 바로 그런 본보기가 된다 하겠다


시인의 가슴 속은
마그마 품은 화산


마치 경마의 출발총소리가 땅! 울리면 기다렸던 경주 말이 힘차게 문을 박차고 필드를 내달리는 출발 모습이라고나 할까. 힘차고 통쾌한 모습이다. 시인의 초장이 그렇다. 독자를 처음부터 확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짧은 글을 쓰는 원공 시인 같았으면 차민경의 작품 초장 한 수만으로도 한 편의 시가 충분히 되고 남는다.
그만큼 시인의 초장은 다이내믹하고 화려하다. 차민경은 다분히 좋은 시인이 될 만한 끼를 갖고 있는 분이다. 작가 자신이 늘 가슴 깊은 곳에 폭발 할 만 한 마그마 같은 시심을 품고 살고 있다는 증거다. 시인은 자고로 그런 마음으로 시 속에서 살고 있어야 한다. 예술은 무엇이고 속된 표현으로 미치지 않고는 결과가 이루어지기기 어렵다. 시인의 가슴은 수시로 폭발할 수 있는 마그마가 들끓고 있는 활화산이어야 한다.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작품 전체가 지나치게 글자 수에 매달려 있다. 시조에서 말하는 글자 수 3 4 3 4 란 기본율이라고 교육된 것이지 어누 누구도 그것이 꼭 지켜야 할 불문율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이된 일인지 아직도 그런 인식을 갖고 시조를 쓰는 사람이 몇몇 남아있는데 문제는 게다가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력이 오래되지 않은 차민경 작가 작품을 볼 것 같으면 역시 누군가에 의해서 바이러스가 들어갔다는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빨리 그런 이론에서 해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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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맹물훈장 | 작성시간 24.01.08 시인의 가슴속은
    마그마 품은 화산.....

    시를 쓰는 모든 이에게
    희망을 안겨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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