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초월(超越)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진 꽃잎을 주워들고 울지 마라
저쪽 저 푸른 숲에 고요히 앉은
한 마리 새야, 부디 울지 마라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닌 것을
산다는 건 그 어떤 이유도 없음이야
세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富)와 명예일지 몰라도
세월이 내게 물려준 유산은
정직과 감사였다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엔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때도
그저 통속하는 세월의 한 장면뿐이지
그대 초월(超越)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노년이라는 나이
눈가에 자리 잡은 주름이
제법 친숙하게 느껴지는 나이
삶의 깊이와 희로애락에
조금은 의연해질 수 있는 나이
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을 깨닫는 나이란 것을...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