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찰에 자주 오는 두 여인이 있었다.
스님이 살펴보니 한 여인은 첫 결혼 실패로 홀로 괴로워 하다가
재혼하였는데, 스스로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며
늘 참회(懺悔)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살고, 다른 한 여인은
평생을 살아오면서 지은 죄가 없다고 당당하며 교만스럽게 행동한다.
하루는 주지 스님이 두 여인을 불러 좋은 법문을 하려 한다며
세숫대야 두 개를 앞에 놓고 겸손한 여인에게는 큰 돌 하나를 담아오라, 하고,
교만한 여인에게는 작은 돌을 가득 담아 오라고 했다.
얼마 후 여인들이 무거운 돌을 힘겹게 가져왔는데 스님은
수고하셨다고 하며 이제 제 자리에 갖다 놓고 오라고 하신다.
큰 돌을 가져온 여인은 곧바로 제 자리에 갖다 놓고 왔는데,
작은 돌을 가져온 여인은 제 자라를 찾지 못하고 그대로 가져왔다.
스님은 "죄라는 것도 이것과 같이 큰 죄를 지은 사람은
그 자리를 잊지 않고 겸허하게 반성하며 살아가는데,
작은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은 그 자리를 다 잊어버렸으니
뉘우침이 없고 죄가 없는 듯이 교만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성철스님이 평소에 지은 죄가 수미산만큼 크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스님은 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공양물마저
다 남(식물)의 생명을 도육(屠戮)한 것이라 하시며 괴로워하셨다.
깨달은 자의 안목으로 세상을 보면
중생(衆生)의 기쁨이 자신의 기쁨처럼 느껴져 즐거워(慈)하고
중생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처럼 느껴져 대신 아파(悲)한다.
아직 미혹(迷惑)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는 지나간 잘못을 참회(懺悔)하고,
다가오는 인연(因緣)의 소중함을 감사하며,
중생을 위한 서원(誓願)을 세우며 사는 삶을 참된 삶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