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위한 연가
글/김현희
어느 틈엔가
마음속을 헤집고 들어와
자꾸만 흔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한 날
깊은 시름에 빠져 허우적댈 때
마음을 내밀어
붙잡아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 때문에
잠 못 이루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지만
이미 멀어버린 나의 두 눈은
한 사람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눈이 멀고 귀가 멀어도
꽃이 피고
새가 우는 건 알 수 있듯이
멀리에 있어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촉수는
온통 한 사람을 향해 있어
날마다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합니다
큰 산 그림자 밟으며
바닷길 따라 하염없이
함께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다 쏟아지고
달이 눈을 비비는 순간까지도
곁을 비우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틈엔가
마음을 헤집고 들어온
한 사람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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