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향기 ♡ 글방

젊은 날의 소야곡

작성자知音남성대|작성시간22.09.25|조회수110 목록 댓글 0

젊은 날의 소야곡
悟恩남성대

언젠가 흰눈 내리던 밤이었습니다.
꿈결에 감미로운 멜로디가 들려왔습니다.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청아한 음색은 방 안 가득 울려 퍼졌습니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그 소리는 잠자는 영혼을 깨웠습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 소리를 따라서 방문을 열어 젖히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하늘에는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고 그 청아한 음색은 쏟아지는 눈과 함께 어울려 춤추듯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한동안 넋을 잃고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진정 황홀한 순간이었습니다.
순결하고 아름다운 새벽녘이었습니다.
내리던 눈이 잦아 들고 청아하고 감미로운 멜로디가 그치자,
불안과 초조로 안절부절 어쩔 줄 몰랐습니다.
누군가 내 마음을 환히 들여다 보는 듯이 느껴졌습니다.
찰라까지 놓치지 않고 내시경으로 훤히 들여다 보듯이 내밀한 부분까지 모두 감지되었습니다.
무언의 메세지는 마음을 뒤집어 놓고 말았습니다.
불현듯 떠오르는 정결하지 못한 생각들이 남김없이 드러났습니다.
그날 이후,
믿을 수 없는 일이 연달아 일어났고
무의식 중에 던진 말이 예언처럼 적중했습니다.
그저 두렵기만 했습니다.
자석에 이끌리듯 도무지 자신을 제어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 이상 마음을 추스르지 못해
스물 여섯 해 젊은 나이에 수면제를 앞에 놓고 얼마나 고심했는지 모릅니다.
스쳐지나가는 영상들이 주마등처럼 눈 앞에 펼쳐지고
부모님 생각에......,차마, 더 이상 어찌하지 못하고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음은 무뎌 져만 갔고 말로 할 수 없는 기묘한 현상은 짙은 안개처럼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갔습니다.
하지만 자유로워지는 길을 염원하기에 결코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점점 날은 저물어
노을은 붉게 물들어가는데......,
심지를 돋우고 등불을 밝혀야 하지만
나의 내면에는
온갖 잡동사니들로 가득하여
아직도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도시의 불빛에 가로막힌 별들처럼
욕망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 채
자욱한 안개 속에서 한숨 짓고 있습니다

멧돼지 사냥에 운명을 달리한
아도니스여!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아프로디테의 사랑으로
거듭난
핏빛의 꽃
아네모네처럼
노을은 붉게 물들어가는데....
돈 돈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인생이여!
그대 있음에
욕망의 늪은 깊어만 가고
타락은 더욱 가중된다네
강물은 대해에 이르려고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사람들은 바벨탑을 쌓으려고 안간힘을 쓰는구려
자신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분량을 제외한 나머지는 자기 것이 아닌데
어차피 빈손으로 갈 바에야 적선이나 하고 갈 것이지 남겨 놓고 갈게 뭐람!
어느 듯
해는 기울고
일과를 매듭지으며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옷에 묻은 먼지와 오물을 털어내고
마지막 전철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야 겠네
부질없는 욕심으로
길을 잃고 방황하며 살아온 흔적들을 되돌아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지
청아한 멜로디가 들려오던
그날밤처럼
정결한 마음으로 단잠을 청해야겠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