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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비의 노래

작성자산상수훈|작성시간24.05.15|조회수525 목록 댓글 2




​늙은비의 노래

마종기




​나이 들면 사는게

쉬워지는 줄 알았는데


찬비 내리는 낮은

하늘이 나를 적시고

한기에 떠는 나뭇잎이

되어 나를 흔드네


여기가 희미한

지평의 어디쯤인가


사선으로 내리는 비

사방의 시야를 막고

헐벗고 젖은 속세에

말 두마리 서서

열리지 않는 입 맞춘 채

함께 잠들려 하네


눈치 빠른 새들은

몇시쯤 기절에서 깨어나

시간이 지나가 버린

곳으로 날아갈 것인가


내일도 모레도 없고

늙은 비의 어깨만

보이네


세월이 화살 되어

지나갈때 물었어야지


빗속에 혼자 남은

내 절망이 힘들어 할때

두꺼운 밤이 내 풋잠을

진정시켜 주었고

나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편안해졌다


나중에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안개가 된 늙은비가

어깨를 두드려 주었지만


아!

오늘 다시 우리 가슴에

설레게 하는 빗속에

섞여 내리는

당신의 지극한 눈빛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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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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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겨울나무 | 작성시간 24.05.16
    좋은글에 다녀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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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산상수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6 고맙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시고
    참 기쁨이 넘치는
    은총이 가득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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