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사랑 / 정연복
나 아무것도 모르고
긴 세월 그냥 살아왔는데
사람이 사는 게 뭔지 조금은
오늘밤 문득 알 것도 같다.
끝없이 넓은 우주 속에서
한 점 먼지밖에 안 되는 나
세상의 어느 모퉁이
이름 없는 풀꽃쯤이나 될까.
그런데 왜 자꾸 나이 들면서
작디작은 꽃에 더 눈길 가는지
겉모양의 꽃보다 한 꺼풀 더 안쪽
꽃의 영혼이 느껴지는지 모르겠어.
바람같이 흐르는 세월에
목숨 꽃이야 덧없이 피고 지겠지만
사랑하리라 불같이 사랑하리라
나의 짧은 생과 또 너의 생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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