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그리움의 간격

작성자중후한|작성시간24.07.24|조회수713 목록 댓글 8

그리움의 간격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가 싫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오로지 혼자 가꾸어야 할
자기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빈채로 있는 그 여백으로 인해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할 수 있게 된다

구속하듯 구속하지 않는 것
그것을 위해 서로를
그리워할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꼭 필요하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상처주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늘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나는 나무들이
올 곧게 잘 자라는 데 필요한 이 간격을
"그리움의 간격" 이라고 부른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바라볼 수는 있지만
절대 간섭하거나 구속할 수 없는 거리
그래서 서로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거리

[우종영 <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