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다섯번째 봄날에 / 자향
사부작거리며
다가오는 봄의 발자국 소리에
내 마음의 바다엔 아지랑이가 먼저 피어오른다.
누가 말했던가
봄은 연인들의 계절이라고.
'꽃'이라는 이름을 달고 피어난 것 중에
예쁘지 않은 꽃이 없고
굽어버린 할미꽃마저 고귀하고 아름답거늘.
설레는 가슴에 불을 지피듯
어떤 미사여구로도 다 담아내지 못할
길가의 작은 냉이꽃부터 화려함을 뽐내는 장미까지
온 세상이 내 마음을 설렘으로 뒤집어 놓는다.
베이킹파우더를 넣은 빵 반죽처럼
몽글몽글 부풀어 오르는 이 기분 좋은 떨림이여.
연둣빛 스카프를 목에 두른
풋풋한 젊은 아가씨의 자태를
어찌 감히 꽃에 비유할 수 있으랴.
젊음이란 끝없는 초원을 가로지르는 붉은말처럼
가슴깊이 번지는 정열의 노래를 듣는것.
나도 한때는 누군가의 가슴에 한 송이 꽃이 되어
사랑의 꽃씨를 깊게도 심었었지.
하늘을 유영하는
애드벌룬처럼 그대의 손을 맞잡고
사랑이라는 이름의 징검다리 위를 가볍게 날아다녔었지.
그때는 가난한 주머니에도 행복이 넘치고,
달빛 아래 걷던 밤길조차 찬란했으니.
아직 여물지 않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우리는 참 많이도 웃고, 또 뜨겁게 사랑했었지.
세월이 앗아간
그 고운 청춘은 어디로 다 갔을까.
눈부셨던 우리의 봄날은 영원할 것만 같았는데.
잘못 든 길은 되돌아갈 수도 있으련만
인생길은 한 번 떠나면 돌아올 수 없는 편도 길.
빛바랜 사진첩처럼 길게 늘어진 추억의 잔상이
영화가 끝나고 흐르는 엔딩곡처럼
웅장하고 장엄하게
영혼으로 통한 길몫에서
나를 붙든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자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3.29 보디스님!
어서오세요
그간도 잘 지내셨지요
어느새 개나리 .벚꽃. 목련이
꽃잎을 터트리고 있는군
어느새 .어느새~~~
세월의 흐름은 참 빠르군요
꽃피는 봄날
즐거운 시간 잘 보내세요
언제나 건강잘 지키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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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승 작성시간 26.03.2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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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자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3.30 어서오세요
방가워요
아름다운봄날 되시고
즐거운 날 거듭되시길
빌겠어요 -
작성자대마불사 작성시간 26.03.30 닉네임처럼
*향 이 느껴지는 분!
(님 방에 들어가
'남아 있는 시간'등의 글들을 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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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자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3.30 어머 저에 팬이되신거같아
마음 한없이 흐믓해지는군요
누군가에게 다시보여질수있다니
뿌듯한 기쁨이 아닐수없네요
앞으로도 자주들려주시고
쇠잔해가는 어깨너머로
힘을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