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들풀]
며칠만 지나면 3월 달이니 올 겨울도 이제 끝이다. 올해는 그래도 예년에 비해 조금 추워 제대로 된 겨울 맛을 보았다. 게다가 코로나로 사람들은 더욱 움츠러들어 겨울을 더욱 힘들게 보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아직 코로나의 끝이 안 보이지만 역사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진실이기에, 코로나도 이전의 흑사병처럼 얼마 안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 갈 것이고, 코로나로 인해 무너진 우리 일상도 전부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제일 힘든 것은, 제대로 된 바람막이 하나 없이 맨몸으로 바람을 이겨내는 들풀 같은 우리 서민들이다. 빌딩은 한없이 높아가지만 빌딩이 높을수록 그 사이로 부는 빌딩풍은 더욱 거세지고, 그 빌딩풍을 고스란히 맞는 것도 우리 서민들이다.
물론 지금껏 그래왔듯 저 들풀들처럼 우리도 다들 헤쳐 나가겠지만, 간혹 바람에 꺾이거나 말라비틀어지지 않기를 기도해 본다. 이제 지척에까지 도착한 봄이 완연해지면, 들판엔 바람막이가 없는 대신 봄 햇살이 가감 없이 비추기에, 들판엔 언제나 숲 속보다 더 일찍 봄이 온다.
봄이 오면 제일 먼저 들녘의 기화요초들이 화사하게 피어날 것이고,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그들에게 때늦은 폭설은 우습다. 낮이 되어 해가 뜨면 그 또한 애절하게 흘러내릴 물방울에 불과하니 말이다. 춘삼월 날리는 눈발이 낭만이 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혹독한 겨울을 꿋꿋이 이겨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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