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목 / 여덕주
귀뚜라미 숨어우는
저물녘
땅거미 밝히는데
한 점 바람으로 마주 선
그대 그리고 나
온 이 없고 가는 이 없는
그렁한 달봉재여귀뜰
언덕
마음의 새 한 마리
살며시 가슴으로 묻는 안부는
깊게 담긴 초상
흘러가는 은하수 길에
바람 흐르고 묵묵한 경적이 흐르는
발톱 세운 고독
길섶 빈 그림자만 품에 안기는
이제 저 초원
곡기 끊는 시간이 되고
오색 물감으로 불꽃놀이 벌이면
사랑의 시어를 맺고
목선 띄운 꿈에 들겠죠
우리 둥근 달이 야외 기전에
떨어지는 유성의 어여쁜 사랑 이야기
주우러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