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인기 ♡ 트로트

돌아가는 삼각지-배호

작성자김언|작성시간24.05.01|조회수149 목록 댓글 2

배호는 1942년 4월 24일 중국 산둥성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당시 도쿄대 수의학과를 나온 지식인이었고, 어머니는 당시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신의주에서 여고를 졸업했던 신여성이었다.
배호의 가족은 1946년 미군의 LST를 타고 귀국한 후 서울 창신동에 정착했으나 생활은 가난을 면치 못했다.
배호의 음악성은 외가의 영향이 큰데, 둘째 외삼촌은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였으며 중국에서 음대 교수를 지냈다.
셋째 외삼촌인 김광수 씨 역시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로 KBS초대 악단장을 지냈을 정도의 실력파였다.
막내 삼촌인 김광빈 씨는 MBC초대 악단장을 역임했던 분이다.
김광빈 씨가 서울대 음대 교수 시절에 사제지간이었다가 부부가 된 외숙모 안마미 씨는 피아니스트였고,처제들은 다 바이올리니스트,처남은 70년대 국내에서 가장 실력있고 유명했던 편곡자인 안건마 씨이다.
(70년대 어니언스 등 당시 잘 나가던 가수의 음반 대부분에 안건마 편곡이란 문구가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외가쪽 가계의 내력을 보면 배호 씨의 DNA에는 벌써 우월한 음악적 유전자가 전해내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타고난 음악적 재질과 함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가난이었다.
부친도 일찍 여의고 중학교도 중퇴한 채 배호는 셋째 외삼촌 김광수 씨의 악단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드럼을 배웠고 천부적인 소질로 미8군무대와 밤업소에서 드럼을 치면서 가족을 부양했다.
이 8년 동안의 기간 동안 배호는 점심을 먹어본 일이 없었다고 한다.
당시로는 큰 키(176cm)에다 멋을 낼 줄 아는 스타일이라 꽤 인기가 있었지만 실제 벌이는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배신웅이란 본명 대신 배호라는 예명을 지어준 것은 막내 외삼촌 김광빈 씨였고,
김광빈 씨는 조카를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데뷔시키려 했다.
1964년 배호의 나이 23살
마침내 배호는 자신 만의 악단을 꾸릴 수 있게 되었고,당시로는 드문 노래하며 드럼 치는 밴드마스터 배호의 잘생긴 얼굴과 노래 실력,뛰어난 무대 매너 덕분에 순식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밤무대에서의 인기는 폭발적이었지만 방송사에서는 배호의 노래가 너무 절규하는 듯하고 처절하게 느껴진다며 처음에는 외면하다가 나중에는 조금 감정을 빼고 다소 무난한 창법으로 노래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무대에서 혼신을 다해 연주하고 노래하는 스타일에다가 공연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서 과로가 겹친 데다가 지나친 술과 담배로 그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1967년 신인 작곡가 배상태는 '돌아가는 삼각지'를 작곡한 후 부를 가수를 찾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남진을 생각했으나 곡의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고,남일해와는 약속까지 했으나 지방공연 때문에 녹음을 못했으며 금호동 씨와는 노래 연습까지 했었다.
배호가 이미 불렀던 노래를 들은 배상태는 배호의 목소리야말로 이 노래의 분위기와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배호를 찾아갔으나 배호는 당시 몹시 몸이 아픈 상태라서 노래를 부르지 못하겠다는 말을 했고 배호의 어머니는 "아니 아파서 죽겠다는 사람에게 무슨 노래를 부르게 하냐"고 따지기도 했다.
배상태가 다시 찾아가서 간곡히 부탁을 하니까 배호는 악보를 들여다보더니 숨이 차서 악보대로 부를 수가 없을 것 같으니 쉼표를 몇 개 더 넣어달라고 했다.
녹음실에서 녹음을 하기 시작했지만 첫 소절 "삼각지 로타리에"에서부터 한 번에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배호는 호흡이 곤란했다.
결국 "삼각지-로타리에"하고 끊어서 부르는 게 지금 우리가 듣는 노래이다.
이 짧은 노래를 녹음하면서도 제대로 서 있기 힘들어서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간신히 녹음을 끝냈다.
녹음을 끝냈지만 배호는 하도 부탁을 하니까 노래를 하긴 했지만 이 노래가 뜰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1967년 6월부터 지방에서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돌아가는 삼각지는 그해 가요베스트 1위를 20주 동안이나 하는 대기록를 세우는 대히트를 한다.
1967년에서 1968년 사이 배호는 각종 방송과 가요행사에서 주는 가수상을 29개나 받았지만 이미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진 뒤였다.

지금은 철거됐지만 삼각지에 있던 고가입체교차로가 노래 돌아가는 삼각지를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 돌아가는 삼각지 고가도로는 1968년 10월에 완공됐고 노래 돌아가는 삼각지는 1967년에 만들어졌다.
원래 이태원의 입구에 있는 삼각지에는 유흥업소들이 많았는데 돌아가는 삼각지는 연인을 만나러 왔다가 못 만나고 그냥 돌아가는 한 남자의 애틋함을 그린 노래이다.

배호 씨는 자신만의 특유한 창법에 대해
처음부터 사람들이 자신의 노래를
"이게 건방지게 멋있네"는 말을 하는데 자신은 도무지 이 의미를 잘 모르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배호 씨는 1971년 11월 7일 병원으로 급히 이동하는 앰블런스 안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향년 만 29세.
-옮김-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미지 | 작성시간 24.05.01 ㅎㅎ
    잘 들었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김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1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