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땅(어떤 비목 그늘에)/채린
무심코
지나는 옛집 평상에 앉아서
푸성귀를 다듬는 그 여자를 본다
삶의 풍상이 스치고 간
태풍의 자리에 오롯이 선 초라한 대궁 같다
소시지 몇 개 나누며 얻은 신상명세서
그 무서운 얼굴 안에 따스한 미소가 빼곡히 적혀있다
남편이 어떤 존재인지 가늠할 수 없는 나이
남편을 전쟁에 내어주고
때마다 찾아오는 끼니는
목구멍으로 내려갈 뿐
어린 자녀들의 울음으로 소화를 시켰다
혼자 힘겹게 보살핀 어린 자녀들은 봉오리를 맺고
가지를 치며 긴 시간 동안 잘 자라 아름다운 인꽃을 폈다
앞마당의 목련은 수도 없이 피고 지고
뒤란 밤꽃이 우우 하고 울면
그 여자도 따라 울고
전쟁의 미망이란 백색의 그늘 아래
묵묵히 피어난 할미꽃
자랑스레 복스러운 며느리 이야기에 얼굴이 환하다
움푹 팬 눈 밑 사이로
행복이 너울거린다
슬픔 속에서 덮친 불행의 연속
교통사고
집 앞을 벗어나지 못한 지구둘레만이
자신의 성이다
앉은뱅이 된지 또한 긴 시간들
그 험난한 시각을 원점으로 돌려보고 싶진 않을까
괜찮다고
손사래 치는 그 여자
수세미 기어오르고 나팔꽃 줄기 뻗는 이 유월
아픔으로 찌들은 그 마음 희석시키며
성큼성큼 마당으로 들어서는
훈장 단 젊은 남편을 기다리며
오랫동안 비목 그늘 같은 그 평상을 지켰으면 좋겠다
그루터기처럼
고사리, 호박꼬지처럼
http://youtu.be/n36K9z3i3FE
music: Michel Pépé - Lumière de l'Ame
album: Sérénité - 2018
음악출처:http://www.michelpe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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