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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 ♡ 시인방

또 봄이다

작성자채린1|작성시간21.03.13|조회수116 목록 댓글 1
또 봄이다


                     채린

그저께 산책길에서 본
굳건하면서도 거대한 천막 창고가
밉살스럽게도 턱 버티고
눈길을 외면하고 있었다
흥! 그랬는데
바람이 전하는 말에 확인을 갔다
그 무거운 건축 철재들은 흔적 없다
원상복구란 이를 두고 하나보다
9년 전 이사 왔을 때
장갑공장이 어두침침한 속에서
칙칙 가동 소리를 내곤 했다
스러져가는 시골 버려진
폐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래도 작은 지름길은
민들레를 키우고 접시꽃을 피우는가 하면
머위 잎사귀를 내 5분 거리의 출 퇴근길이
안약 같은 존재였다
2년 전 어느 날
땅을 산 주인은 공장을 헐고 사도라는 이유로
오래전부터 있던 길을 막았다
그 스나미에 잃어버린 내길
뽕나무 순도 목련도
밤꽃도 볼 수 없었다
눈가에 물안개처럼 피어오른 촉촉함
미련이고 안타까움이었다
여러 길이 나고 생활에 편리함이 더해졌지만
그것은 체증이었다
이 길이 훅 뚫린 것처럼
가슴 응어리 막힌 것들이 무너지고 
복사꽃처럼 환한  
모두의 또 봄이길




사진제공  덕양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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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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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석화 | 작성시간 21.03.14 언제나 향기 있는 좋은 글 주셔서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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