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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집이 부르면
채린
옷가지 하나 걸치지 않고
태어나 걸음마 하면서
첫 번째 기억하는 그것은
따스하고 포근한 언제나 내 편이었던
달콤한 엄마의 향기
작고 낮은 담장 안의 세상 그것은
무서운 것 없는 강한 용기와 최고였습니다
햇살이 내리쬐는 마당에는 검둥이가 게슴츠레
평화롭게 늘어져 있고
뒤뜰에는 소담스레
반들반들 닦아놓은 장독이 열 지어 있고
독을 여닫는 어머니의
모습은 배부른 행복이었습니다
추운 겨울밤이면 구들목 이부자리 속
발을 묻고 조잘대던 기억은
살면서 가슴이 먹먹할 때
꺼내먹는 시원한 동치미였습니다
세상이 만 많지 않음을 알 때쯤
모정은 천천히 쉬어가길
일깨우며 당신보다 먼저 자식
잘 됨을 저 하늘에 감사하며
함박꽃웃음 피어나던
호박 모종 심어놓은
넉넉한 구덩이였습니다
모든 것을 내어주고
잘려 나간 그루터기처럼
내 마음 한 모퉁이에
턱 버티고 언제고 쉬고 싶을 때
척 앉을 수 있는 편리한 간이의자입니다
오늘도 급한 일 처리하다
마음 달려 온 고향 옛집에는
온 가족이 모인 둥그레 밥상에
오종종히 안개꽃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사진 제공 죽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