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풍요로운 덕후생활
채린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사라졌다
더위도 추위도 남다르게 온도가 높아
감성에 닭살이 오롯이 돋아 심상치 아니하다
오직 그를 위한 시간
일초도 낭비할까 봐 두 근 반 두 근 반
듣고 또 듣고 보고 또 보고
듣기 좋은 노래도 삼세번 이랬는데
천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으니
직진으로 향한 그 마음 누가 말리랴
메마른 가슴에 촉촉이 봄비가 내렸다
씨 뿌린 뒤 파릇이 올라오는 상추를 본다
누구에게도 손해를 주지 않는
짝사랑의 이점을 얘기하며
그리움을 쌓는다
느긋이 노후에 덕질을 하며
풍요라는 늪에 갇힌다
사진 제공- 옐로나이프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