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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 ♡ 시인방

사월

작성자채린1|작성시간23.04.08|조회수61 목록 댓글 0

사월
채린(綵璘)




사월의
매서운 바람이 분다
불바람에 다 타버린 빈터의 처절함이
시린 어깨를 들썩이며
친구의 등 너머로 몰려든다
회색의 도시
아직도 겨울옷을 벗지 못한 군상들은
아직 목련꽃만 한

맑은 촛불 하나 밝히지 못한
우둔함 때문일까
신랑 맞이 못한 오아시스 나라
그 처녀들의 몽매함 때문일까
재래시장 한쪽 좌판에

냉이를 펼친 노파의 가녀린 어깨에
피어난 또 다른 냉이의 푸석함이

오는 봄을 아리게 한다


가지마다 안간힘에 재롱잔치가 열리고
하얗게 서리맞은 땅마다
붉은 햇살이 피어오르고
얌전히 베일에 가려졌던
달래가
냉이들이
희뿌연
가랑이를 드러내며

바람이 나는 계절이다

사진 제공 노베르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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