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꽃무릇)
채린(綵璘)
어느 틈에 오시려나
인연의 끄나풀 풀리어 나비 되어 날아간 님
긴 허리뼈 곧추세워 사방을 둘러보나
쪽빛 하늘 눈이 바래 가늠할 길 없어라
황금촛대 받쳐 들고
시선 피해 고운 향기 딸꾹질로 가리고
조바심치며 기다리네
종일토록 헛손 사래질
동구 밖이 보이도록 언덕배기 앉았다가
물결 되어 오시려나 개울가에 앉았다가
임 마중 갈급함에 길가 나와 앉는다
밤 맞도록 이승과 저승의 방망이질
못내 한 점 이슬 되어 살폿 내려앉는다
너와 나
동산 기슭 다정히 반짝이는 속살거림
뭇사람들 겉모습에 고혹이나
긴 세월 기다림에 골다공 빈 뼈대
짧은 해후 긴 이별
측은지심
태양만이 숨죽이며 차마 떠오르지 못하네
홍지윤 - 상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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