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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 ♡ 시인방

나는 교동도 제비다

작성자채린1|작성시간24.03.25|조회수79 목록 댓글 0

 




나는 교동도 제비다
                                     채린(綵璘)


내가 사는 제비집은
따스하게 머물 수 있는 정거장이다
망향에 눈이 무른 사람들의 치료를 위해 

저 남녘을 날아가지 못하고 남았다
스스로 갇혀 전령사가 되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떠난 엊그저께
제비집에서 비상의 날갯짓을 한다
평화를 그리는 가상의 다리를 놓은
교동 신문을 발행한 4528번째 사람들 인솔해 

교동을 한바퀴 휭 돈다
나라의 방위를 위해 쌓은  교동 읍성
고구저수지
그릇됨을 가르치는 연산군 유배지
옛것을 배워 오늘을 살라는 교동 향교
고향의 입김을 맡으며 옹기종기 모인 대룡 시장 

사람들의 간판만큼이나 좀먹은 세월을 본다
해안 정자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난정 저수지로 날았다
시퍼런 물살이 바다 같다
이 넓은 평야를 기름지게 하리라
수정산 중턱에 있는 조선시대 한증막에서
피곤을 풀고 전망대에 닿았다
비 뿌린 뒤의 개운함 오늘따라 더 맑다
마지막 날아 앉은 망향대
고향 그리움으로 운 눈물이 배어있다
곧 얼음이 풀리면
고향의 흙들을 물고와 집을 지어야지
쓸쓸한 사람들에게 갓 피어나는 버들개지처럼

 한 점 위로가 되어야지
교동 신문을 발행하고
가상의 평화 다리를 놓는 사람들의
자유 사랑이 더욱 피어나는 봄
아담한 흙집을 지어야지
힘껏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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