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도의 여름 신풍속도 채린(綵璘) 물이 멀리 달아난 틈새를 비집고 피난 객들이 꾸역꾸역 몰려들고 있었다 손수레에 궁색한 잡다한 부엌살림이며 허기진 배를 채우기라도 하듯 실린 튀긴 강냉이 저마다 집을 짓느라 분주하다 밀짚모자에 허름한 바지 비지땀을 흘리며 뚝딱 잘도 짓는다 여느 목수에도 안 뒤지는 멋진 날렵한 솜씨다 너는 동죽 캐고 나는 망둥이 잡고 그렇게 십리를 간다 했던가 밀물과 썰물의 묘미는 서로 익숙함에 입을 닫은 채 군 말은 없다 썰물 따라 나아간 행렬은 퇴각전선 되어 물러나고 그 자리엔 수평선이 점령했다 누렇게 드러난 갯벌은 하나하나 풍경화를 그려내듯 또렷하게 윤곽이 생겨나고 갓 심은 것 같은 양식장 푯대가 가로수같이 뻗어나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을 되찾았다 팔월의 땡볕 더위 울긋불긋 피어난 숲 사이 부모 따라 모여든 아이들이 모래톱에서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을
다음검색
카페 검색
- 답글 제목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