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충하초
채린
먼 티베트 고원지대에서
들려오는 눈먼 이야기
귀한 약재라며
남녀노소가 혈안이다
슬프디슬픈 이야기로
나의 귀는 젖는다
곤충을 숙주로 기생하는
버섯
자연이든 인위이든
식물의 이름을 잃어버린
그가 얄밉다
새순을 따고 나면
상처는 아물고 또 새순을 내는
뽕나무
그 치유의 순을 먹는 누에
잠업 체험하는 그곳
몽실몽실하던 누에가 떠오른다
그 누에가 몹쓸 병에 걸렸단다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한다
가슴 한복판이 먹먹하고
슬프다
사랑하는 친구를 보는 것 같다
병상에 누워 해맑은 웃음을 보내며
서럽게 우는 나를
도리어 위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