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에게 물어본다
채린
달님에게 물어본다
두루두루 다니며
내 그리움의 대상을 보았었냐고
초생달이 되었다가
반달이 되었다가
보름달이 되었다가
차츰 사그러져
다시 반복되는 순환의 고리
그 재주넘기 속
무엇이든 알고 있다
살아오면서 인연이었던
시절 인연이었던 그들
시절이 찾아오면
계절이 찾아올 때마다
그리움의 빛깔이 더욱 짙어져
유월의 녹음처럼
구월의 꽃무릇 더미처럼
메밀밭의 망울같이
눈앞에 톡톡
때 묻지 않은 구절초의 맑은 영상이
내 잃어버린 추억을 찾아준다
하루
이틀
한 달
일 년
내 기억하는 모든 것
책갈피에 끼워 두었던
색바랜 단풍잎까지 알고있다
무궁(無窮)한 태양의 빛을 반사하며
저 달님은
영사기처럼 나에게 속삭인다
사진 제공- 남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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