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채린(綵璘)
한껏 치장한 누군가의 모습에
시선이 모여진다
설날 즈음의 덕담처럼
복 많이 받은 사람이 분명하다
짐짓 관상쟁이가 되어본다
얼굴을 본다
자신 있는 미소가 입가에 가득하다
손을 본다. 손이 말을 건넨다
"안 해 본 일이 없을 만큼
열심히 살았답니다."
"그렇군요."
긍정의 대답에 의문이 없다
콩 심은 데 콩이 나 듯
받은 공책에 꼼꼼히 챙긴 삶의 이야기리라
위대한 어버이의 손이다
손가락에 낀 메달이 녹슬지 않고 반짝이며
가는 길 비춰주길 봄소식을 전하는
설연화의 따스함을 선물한다
굵은 핏줄이 돋은 나의 손에도
앙증맞은 풀꽃이라도
건네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