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서 논어를 논한다/채린
각각의 생활 석학이 모여 논어를 논한다
살아온 것들에 경험과
길고 짧음의 잣대로
왈 왈 거침없이 대담한다
가만 경청하노라면
불쑥 젊은 패기가 고개를 들곤 반박한다
문무를 끌어와도 백전백패다
암울했던 시기를 뛰어온 시대의
영웅들이다
가슴에 배지만큼 빛나는 눈동자
살아있으므로
나라의 맥이 이어지고
사회에 꽃이 피고
가정에 끈이 튼튼하게 잇는다
뜨겁지 않은 햇살이 내비친다
며느리는 봄볕에
딸은 가을볕에
일 내보낸다는 속담이 있지만
병실에서는 다 필요 없다
사랑이라는
연민이라는
글자만이 살아서
밤낮을 지킨다
나라를 지켜낸 그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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