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기다리다 / 채린(綵璘
사랑의 홍수 속
무명의 사랑을 찾는
너와 네들
꽃무릇의 넋을 입고 한없이 기다린다
천 석의 재물보다
한 줄의 시를 높이 평가했다
길상사 소담한 뜰에 피어난 나의 넋
나의 넋을 기억해 주렴
그립고 보고픈 사람아
티끌 같은 먼지 하나
나의 심장에 떨구어 놓고
수 천날을 헤아리게 한다
질그릇에 먼지가 싹이 터
명아주 나무 자라서
오동나무 자라서
제 몫을 기다리는데
내 생명의 주인은 더디 오시네
성큼성큼 빨리 오소서
단비가 오지 않아 갈라진 내 영혼
멈추어 설까 태엽을 감고 또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