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팔봉산 / 채린
주위의 산중에 유독 바위로만 이루어진 팔봉산
그 누가 먼저 쌓기 내기라고 열었는지
팔봉 모두 고만 고만한 모습들
아기자기 우리네 삶 같구나
뭇사람들 교만을 채찍질하듯
한 봉 넘고 나면 기다리는 또 한 봉
사막을 내리 달리는 낙타들이 줄지어 섰네
하나하나 시험 답안지처럼 넘기 어렵다
옛시절을 회상하며 다지는
해산의 아픔 속
생수로 삭히면 숙연해지는 속내
오뚝이처럼 서서 굽어보는 팔 자매들
휘돌아나는 홍천강 물안개 따라
울긋불긋 연지곤지 찍고 임을 기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