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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타다
채린(綵璘)
겨우내
튼실히 흰 뿌리 내리며 월동하는 보리처럼
보랏빛 맑은 꿈
쌓인 낙엽 위에 앉아 파란 웃음 지었다
갈고리 손길 묻어나는 일상의 생활
반질반질 옻 올린 것처럼 환했다
겉절이 같은 봄 내음이 머리꼭지를 두드리기 전까진.
현기증에 곤두박질치고 땅이 춤을 춘다
알싸한 눈물 따위는 잊은 듯했는데
그 봄이 유행성 바이러스처럼 다시 온 것이다
버스보다도
여객선보다도
더 크고 무서운 것을 탄 것이다
나도 모르게 타버린 유빙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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