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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 ♡ 시인방

J에게

작성자채린1|작성시간19.05.14|조회수99 목록 댓글 0

J에게 채린(綵璘) 하늘공원이란 명패를 달고 있는 옥상에는 몇 평 안 되는 곳이지만 우리의 낙원이라네 자네가 사는 그 별에도 봄이란 것이 있겠지 밑그림만 오래도록 그려 놓은 것을 이제 엷은 연녹색으로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네 마른 줄기에 파릇파릇 초록색으로 마감하고 여기저기 한꺼번에 터진 꽃들의 함성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네 건너에 주인이 매일 오지만 혼자 사는 검둥인 오늘도 사람만 보면 좋아라 꼬리를 치며 설레방거리네 이름이 뭔지 몰라 그냥 검둥아 하고 부르면 이쪽을 쳐다본다네 그넘의 얼굴이 자꾸 어른거려서 옥상에 올라오곤 하지 가까이 보이는 시내 중심가 빌딩들이 보이고 여긴 아주 한적한 시골동네 같은데 차들은 좁은 길로 많이들 온다네 고속도로 진입이 빠르다는 이유로 그런다네 지난밤 자네가 나에게 왔다네 자네가 왔는데 나는 아직 외출준비가 끝나지 않아 마중하지 못하고 옆방에 가서 거기 손님이랑 이야기 나누고 있으라고 일렀는데 그리곤 외출준비 하다 잠을 깨고 말았다네 참으로 오랜만에 자네가 찾아왔는데 말일세 J 자네가 살던 곳은 봄으로 몸살을 앓았을 걸세 그곳은 변함없이 있을 텐데 자네만 먼 길 떠나 돌아오진 않고 있다네 어느 별에서 왔다는 사람이 나의 별 이야기를 듣고 연락해 온 일이 있다네 지구여행을 들려주더군 참으로 별에 대한 지식이 천문학자 수준이더군 자네가 있었으면 같이 이야기 나누었을 걸세 덕분에 나도 별에 대한 지식을 도표를 그려가며 연구를 좀 했지 J 이제 곧 나무들이 진초록으로 바뀌고 자네가 떠난 9주년이 되는 가슴 아린 오월이 온다네 그 오월의 강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많이도 울었다네 그리운 그대가 늘 웃음 짓던 그대가 내 안에 있기에 나는 힘들다는 중년을 이렇게 잘 보내고 있다네 보고 싶은 그대 언제나 모범이 되던 그대 오늘도 남겨진 그리운 가족들 잘 지내고 있을 거야 그곳에서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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