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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 ♡ 시인방

글라디올러스

작성자채린1|작성시간19.07.01|조회수56 목록 댓글 0

글라디올러스 채린(綵璘) 녹황의 굽이치는 물결 소쿠리에 건져 차곡차곡 품에 안고 가는 양 떼 몰이 소녀 사월의 풋풋한 숨결 몰아 정갈한 우물 하나 들인다 밥상 위 절은 때 말끔히 벗겨 내고 놋그릇 반상기 가지런히 붙여놓고 상큼한 입맛으로 둥그레 밥상을 차린다 그 태[態]에 취해 돌풍에 빨려 들어간다 높다란 용마루 처마가 날렵한 보선처럼 콧등을 올리며 위엄을 뽐낸다 사옹원 수많은 노자와 비녀들에게 꼼꼼하고 까탈스럽게 가름질 하며 윗전의 건강에 온 정성을 쏟으라고 서슬 퍼런 눈 부릅뜨고 핏발을 돋운 목소리 간장 된장 불러 들린다 그날그날이 처음인 것처럼 달걀 물 가지런히 부쳐 맛깔스레 고명 올린 최상의 음식 숭어 조치 소담스레 담은 최고의 정성 연보라 12첩 수라상 은수저 나란히 따스한 봄밭에 생을 차린다 난 인양 쭉 뻗치는 칼날 구슬땀 뻘뻘 흘리는 대령숙수의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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