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 등허리에 매듭을 지으며
채린(綵璘)
따끈따끈한 말복 등허리에 실을 꿰며
옛이야기 하나 뒤적여 보네
"부인의 곱지 않고 쭝쭝거리는 바느질하는 일이
성에 차지 않아 내쫓곤
다시 들인 부인은
깁다가 뜯고 깁다가 뜯고
다시 들인 부인은
매듭만 짓고 따고 매듭만 짓곤 따고
그 남편 하는 말
우리 쭝쭝이 불러주소."
결국, 처음 만난 부인이 낫더란 이야기다
이렇듯
우리의 길은 마련되어
처음과 끝
아름다운 단단한 매듭을 지어야
한복에 단 매듭처럼 우아한 맛을 내리라
조금은 바느질이 곱지 못해도
꼼꼼히 박아 매듭을 잘하면
삶의 천이 다소 나쁠지라도
오래오래 윤택하게 입을 것이다
낡은 청바지가 윤이 나는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