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독백을 바람결에 날린다/채린
12월의 끝자락
수락산 정상에 발을 착지한다
맑은 바람이 가슴을 탁 열어젖힌다
회색 그늘에 빛 바랜 엷은 얼굴 위로
잔잔이 햇살이 미소를 보낸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넘치는 해
도움닫기 준 조물주의
은혜를 생각한다
커튼을 열고 막이 열리듯 새로 열리는 해
빈 마음으로 건강 적어 조롱박 하나 하늘에 건다
묵묵히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수레바퀴
어김없이 타고 가면서
굽어지고 돌아가도
차근차근 투정하지 않으리
마지막 산정에 서서
나만의 독백을 바람결에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