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한 판을 시켜놓고/ 채린(綵璘)
장어 한 판을 시켜놓고
입들이 말씨름한다
주거니 받거니
밀당을 넘어선다
풍 천(風川)이란 곳이 어디인가
밀물과 썰물이 딱 마주친 그곳
참 입맛뿐 아니라 입성까지
참 까다로운 것 아닌가
요즘 세대들만 개인적이고
까칠하다 논할 일이 아니다
도화지에 밑그림이 닮은꼴이지 않은가
비어있는 장 2% 채우기 위해
장어탕 한 그릇을 또 시킨다
그 옛날 철없던 날에
폐염전 구덩이에 손을 넣던
미끄덩 장어 끌어내던
손맛이
술잔 속의 뱀 그림자처럼
장어탕에 어린다
풍천의 맛이 그런 줄도 모르고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