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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HW1seuFjOYc?si=IskAp0UoHhxAvtQV
[나이테]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으니 벌써 다 갔다. 예전엔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지 같은 즐거운 고민을 했다면 오십이 넘어가면서부터는 아무것도 한 것 없이 벌써 한 해가 다 가고 쓸데없이 나이만 먹는다고 한탄한다.
나무는 매년 꽃을 피웠다 떨구고 열매를 맺어 씨를 뿌리고 아프게 나뭇잎을 떨구니 그 모든 것을 떨구면서 나무는 몸통이 커지고 성장하는데 올해의 나는 몸은 더 약해지고 이룬 것 하나 없으니 더 서글프다.
이젠 내 삶도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 큰 역경은 없겠지만 겨울이 되니 그래도 내가 헤쳐가야 할 겨울이란 계절이 있고 또한 내가 가는 길에 있어서도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어쩌면 그 모든 것이 역경이라 할 것이다.
나무가, 눈보라 치고 폭설이 쏟아지는 겨울이란 긴 역경의 계절을 참고 견디어 내면 언젠가 눈 덮인 야윈 가지에 노란 새싹이 말갛게 피어나고 보이지 않는 깊은 곳에 선명한 나이테가 한 줄 늘듯, 나도 이 겨울이란 계절을 보내고 나면 아마 보이지 않는 곳에 나잇살이 붙고 이마의 주름도 더 깊어져 있을 것이다.
-나동수 수필집 "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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