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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 낭송시

접시꽃 당신 / 詩 도종환 낭송 전향미,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쓴 시...

작성자단미그린비|작성시간24.06.11|조회수208 목록 댓글 11

 

 

접시꽃 당신 / 詩 도종환, 낭송 전향미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얼마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어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리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 묵정밭 : 농사를 짓지 않고 버려두어 거칠어진 밭

#접시꽃당신 #도종환

[도종환 시인 프로필 ]


o 출생: 1945년 8월 25일 생
o 고향: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o 문학에 대한 열정의 시작
  - 덕산중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면서 문학에 대한 열정을 키워감
o 가정과 개인사
  - 구수경 씨와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나, 부인이 198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남
o 시집 ‘접시꽃 당신’의 성공
  - ‘접시꽃 당신’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시집 중 하나로 약 300만 부 이상을 판매함
o 정치 경력
  -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정치인으로 활동하며, 제19대부터 제21대까지 국회의원으로 활약함
  - 2017년 6월 16일부터 2019년 4월 2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활동함
o 영화화 된 ‘접시꽃 당신’
  - 이 시집은 1988년 박철수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어, 이보희와 이덕화 주연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영화는 시인의 삶을 바탕으로, 고학으로 대학을 다니며 가게를 운영하는 여성과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그녀의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 출처 : sk1st 꽃 나무 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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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미지 | 작성시간 24.06.11 단미그린비 
    ㅎㅎ
    고맙습니다🍉🍉
  • 작성자인천 상록수1 | 작성시간 24.06.11 단미그린비님
    안녕하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답댓글 작성자단미그린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11 상록수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인천 상록수1 | 작성시간 24.06.11 감사합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단미그린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11 감사드려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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