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ecijpG2clsY?si=H7Qrwz_Mv9W8Rh_Z
[손잡이]
사람은 근원적으로 외로운 존재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화려하게 살아도 파티가 끝나면 혼자다. 오늘 아무리 많은 사람들을 만나 즐겁게 보냈더라도 밤 되어 헤어지고 나면 혼자서 밤을 보내야 한다.
그것은 아무리 화려하게 잘나가는 사람도, 아무리 높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아무리 재물이 많은 재벌이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어쩌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일수록 밤 되면 더 외로움을 타는지 모른다.
밤에는 집사람이 있어 함께 손잡고 자기에 허전하지 않다는 말은 하지 말자. 아무리 부부라도 하지 못하는 말도 있고 손을 잡고 있어도 영혼이 허전할 때가 있다. 외로움의 근원은 육체를 넘어 영혼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자 하는 것은 이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함이다. 이 아주 단순한 하나의 동작을 통해 내가 외롭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영혼에 위안을 받게 되니 어쩌면 손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영혼과 교감하기 위한 매개체일지 모른다.
언젠가 친구들과의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 막차에 사람이 별로 없으니 덩그러니 매달린 손잡이들이, 지하철과 함께 곧 노포 차량기지로 들어갈 것임에도 아직도 뭔가 허전한지 흔들리고 있다. 곧 다른 열차들과 함께 차량기지에서 쉬겠지만 아마 그들도 텅 빈 어둠이 두려운 것이리라.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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