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고추 / 김별
너무 추워서
자다가 일어나
청양고추를 먹었다
외로워서
울 것 같아서
소주 한 병 살 곳 없는 밤
청양고추를 혀가 빠지도록 먹었다
아파서
얼음덩이를 버적버적 씹었다
그것도 성이 안 차면
돌을 삼켰다
내가 싫어서
좁쌀 같은 세상에서
밥이나 빌어먹자고 좀팽이가 되어 가는
내가 너무 싫어서
발등이라도 찍고 싶은 밤
버적버적
청양고추를 씹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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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자온 작성시간 14.10.10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일테죠
울고 웃고 더럽고 치사하고
절망하고 화가나고...
자신을 나무라진 마세요
안그래도 기죽을 세상에서
자신까지 자신을 비하하면
너무 외롭잖아요
좀팽이...나도 좀팽이
별님도 좀팽이 모두다 좀팽이로 살아가고 있을걸요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10.10 자신을 나무라거나 비하하는 게 아닙니다. 견디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봐야하겠지요.
우울하고 견디지 못할 때 청양고추 장에 푹 찍어서 먹고나면... 우울한 마음도, 쓸쓸한 마음도, 더럽고 치사한 마음도 금방 날아가지요. 활활 타오르는 열기에 정신이 번쩍, 마음까지 다 씻어주니까요. 그렇게 한번 활활 한번 태우면 언제나 기분이 상쾌하니까요. 님도 한번 해보세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