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찌 / 김별
삼십여 년 동안, 천 편 가까운 시를 쓴 것 같다.
그 중에 버린 것이 반이고 남은 것이 반인 것 같다.
너무 모자란 것도 같고
너무 지나친 것도 같다
그 세월, 거대한 모래성으로 쌓여
그리움만 늘었다
쓸쓸함만 늘었다
작은 바람에도 텅 비어버리는
허전함만 늘었다
세월도 시도
아직도 이른 탓인가
이미 늦어버린 탓인가
여기에서
다 버릴 수도
욕심을 부릴 수도 없다
진실과 아름다움은 더 멀어지고
사랑은 없는 건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밤마다 별을 바라볼 뿐,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모든 것이 처음부터 운명으로 정해진 것이라면
차라리 얼마나 편안할까
오늘은 길을 걷다가
꽃 진 자리에 매달린
버찌 한 알을 따먹어 보았다
아직
비리고 쓰고 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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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자온 작성시간 15.05.25 아 요것이 버찌라고 하는균요
오늘 절 근처에서 요놈을보고 이름이뭘까했던 열매같아요
버찌.......버찌
왜이리 전 모르는게 많을까요
습득하고 외우는 용량이 부족한가봐요
부족함과 모자람이 우리네 삶과 밀접할꺼에요 ㅎ
그런와중에 별님의 시를 읽고 대리만족을 하고삽니다 아삭아삭 익은 김치같이
숙성잘된 효소같이
저장잘된 간장과 된장같이
백화점으로 납품하는 상업적 식품이 아닌
옛것을 고집하는 장인의 손맛같다고나 할까?
캬...........
표현죽이고~ㅎ
별님의 시는 인생의 쓴맛 단맛이 숙성된
알싸한 담금주 같습니다... -
작성자푸쉬케12 작성시간 15.05.25 저도김별님시를자주읽고싶어요^^~~
며칠전버찌까만색 따먹으니달콤하던데^^~~
5월가는봄잘지내시기를바랍니다♡ -
작성자토미 작성시간 15.05.26 김별 시인님
잠시 이나마 좋은 귀한 글에 머물다 갑니다
날마다 행복하소서 -
작성자구름산사랑 작성시간 15.05.27 오래전 내 그리움에게
가만히 안부를 묻고 있다요
오늘밤 별님에게도 물어볼라요
모두 안녕하신지요? 라고,,
그러면 이렇게 답신이 올것 같네요,,
덕택에 잘 지내고 있다고,,
김별 시인님
잠시 정겨움 느끼고 갑니다
고마워요
그리움 간직할수 있는 예쁜 마음이
더 커져가네요
아웅 쪼아라~~~♡
또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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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초원 작성시간 15.05.31 버린 시가 나중에는 보석이 되어 나타납니다..
저도 수많은 시를 버리고 또 버리고
지금은 빈 마음이 되어가고있어요...
좋은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