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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 ♡ 시인방

빈 그리움

작성자김별|작성시간15.09.05|조회수537 목록 댓글 4

 

빈 그리움 / 김별

 

지독하던 여름도 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기온이 더 할 수 없이 좋아

그 동안 쓰지 못했던 시를 쓰거나

산책을 하거나

좀이 슨 책이라도 펼쳐 읽었으면 좋으련만

좀처럼 일어서지 못하는 마음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그냥 이대로 눈을 감으면 가장 편할 것 같은데

 

사람이 죽으면

생선토막 자르듯 시체를 이리저리 갈라

독수리 밥으로 던져주는 조장의 풍습이야말로

가장 숭고한 인간정신이라는

오랜 생각을 되씹으며

다시 어지러워진 마음이

취기를 이기지 못하도록 잔을 든다

살만한 계절이 왔건만 기껏 이 모양이라니

 

폭풍우를 견디며 단맛을 더한

잘 익은 열매를 지켜온 나무 한 그루

풀섶에 낡은 옷을 벗어두고 떠나버린 뱀을 생각하면서도

눈물이 난다

 

버릴 것조차 없건만

발자국도 없는 것들을 그리워한다.

가을인지

내 삶의 상처 그 폐허 때문인지

모두가 허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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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아린 | 작성시간 15.09.05 아직이네요

    세월이 먼지처럼
    더께로 쌓여야
    되겠네요

    님 말구

    나란 사람 ....,
  • 작성자메발톱 | 작성시간 15.09.06 어제 다정하게 차한잔 다정하게
    마주하던 지인이 오늘 고인이된
    부고를 받고보니 허무함이란
    이루 말하수 없더군요 내일 죽더라도 오늘은 모든것에 최선을 다하고 사랑하고 행복해야지 하는생각이 절로
    들더근요 좋은시 감사합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이브니 | 작성시간 15.09.07 별님******
    이 가을 지나 폭풍 한설 몰아치는 겨울은
    또 어찌~ 지내시려고요,,,,,,
    벌써 부터 가슴 한편이 쏴~해옵니다
    지나가다 쉼표 찍고 갑니다
    건강 하십시요!!
  • 작성자자온 | 작성시간 15.09.07 별님
    가을이 와서 행복합니다
    흠뼉 취하고 싶어요
    갱년기 아닌
    가을의 여자로 변신할까합니다

    흠...
    제보기엔 별님도 갱년기입니다
    너무오랫동안 가라앉아있으십니다
    같이 타도하게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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