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 김별
미술관 문화회관이 가까이에 있지만
가지 못한다.
야구장 월드컵축구경기장
극장 공원도 가까이 있지만 역시 가지 못한다.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갈 수 있는
산에도 강에도 가지 못한다.
그렇건만 요즘은
그런 답답함과 아쉬움을 잊고 살 수 있다
살짝 열어 놓는 창틈으로
지친 육신과 영혼을 깨우는 최고의 오케스트라
풀벌레들의 연주를
표를 끊지 않고도 밤새 실컷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최고의 무대를
당신과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
그리하여 몇 날 몇 밤을
달맞이꽃처럼 잠들지 못하는 감동조차
다 행복하지 못하다.
언제나 그랬듯
혼자 감당해야 하는 아름다움이
쓸쓸하고 외롭고 허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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