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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 ♡ 시인방

가을 편지 9

작성자김별|작성시간15.09.18|조회수552 목록 댓글 1

 

가을 편지 9 / 김별


그대 거기에 있어요.

늘 바라보는 곳

눈을 감아도 손 내밀면 닿는 곳

뒤돌아보는 노을빛이거나

담장을 밟고 떠오르는 보름달 같이

기다려도 기다리지 않아도

눈빛과 걸음과 마음이 항상 머물러

떠나더라도 만날 수 있는 곳

슬프고 아프고 눈물겨운 날들을 견디며

나 또한 그러하리니


거기 가을꽃이 피고 갈대가 포말로 부서지는 자리

겨울 끝자락 금빛화관을 쓰고 그대가 설산을 넘어 온 자리

살구꽃이 피었다 꽃비가 되어 내려

세상의 고단한 길을

아름다운 꿈속으로 이어 주던

그 무언의 약속을

돌 속에 새기던 자리를 잊지 말아요


지난여름이 혹독했기에

더 고운 물이 들어가는 단풍잎 한 장이 떨어져

동그라미를 만드는 거울 속에

불꽃사슴 한 마리 빠지는 날에도

나 늘 거기에 있으리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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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자현심 | 작성시간 15.09.22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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