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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 ♡ 시인방

단풍

작성자김별|작성시간15.09.29|조회수480 목록 댓글 4

 

단풍 / 김별

 

눈이 시린 청옥빛 하늘과

투명한 바람과 햇살

밤벌레의 노래에 취해

세상 따윈 잊고 살아도 좋으련만

 

어느 숲 어느 아름다운 이들이 사는 골짝에서는

봄이 그랬듯

단풍은 이미 설렘 속에

뜨거운 여정을 시작했을 겁니다

 

멀고 먼 자작나무 숲과

흡수골의 안개 자욱한 아침을 지나

장군총의 벌판을 지나고

국경의 강을 건너

묘향산 어느 깊은 산막에서

도토리묵을 먹으며 며칠 쉬었다

 

내일이나 모래쯤은

어느 토담집에서

풀꽃반지 끼워주고 한 약속을 두고

동이 트기도 전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다시 잡을 겁니다

 

그렇게 능선을 넘고

숯 굽는 연기 자욱한 굴참나무 숲을 지나

단풍은

쑥부쟁이 향이 진한 벌판과

강물까지 물들이며 이어져

 

문득

어느 도시

당신이 시선을 놓아버린 창가

감나무 잎을 홍시보다 더 곱게 물들이겠지만

그래서 눈물 납니다

 

다시 활활 타오를 이 계절

지켜주지 못한 당신 마음은

이미 겨울일 것 같아

상사화꽃밭으로 저문 하늘이

어느새 희끗희끗 눈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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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후밀리따스 | 작성시간 15.10.06 어느 가을 날,,
    그토록 짙게 물든 단풍은
    아마도 내 생애 처음일것 같았습니다

    눈이 시려
    눈물이 흐를정도로
    그 아름다움에 마음이 먹먹해졌고

    저들이 이토록 뿜어낸 고운 자태에
    내 마음이 떠나질 않았어요

    사람 마음을 정지 시켜 놓을 만큼
    아름다움이 화려함이 되어
    넋이 된 단풍잎,,

    그 이후론
    애써
    다른 단풍을 만날려고 하지 않아요

    이미
    내가 기억하고 있는 단풍은
    그날 만났던,,
    그것으로 충분했으니...

    가을이 오면
    단풍물이 들기 시작하면

    나는 그 날의 단풍에게
    저절로 내 마음을 묶어 두고 있습니다

    김별 시인님,,오랜만에 님의 글에 찾아 왔습니다

    건강하시죠
    잘 읽고 갑니다.

    가을이 깊어지네요

    건강하세요~^&^;
  • 작성자이 로사 | 작성시간 15.09.29 가슴시린 별 님 의 글에
    누물 글썽이며
    머물다 갑니다
    언제나 가슴 짠해옵니다
    이가을 별님
    건필하시길 소망합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한결같이요 | 작성시간 15.09.29 고맙습니다
  • 작성자박 지희 | 작성시간 15.10.03 아름다운 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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