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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 ♡ 시인방

사과 속으로

작성자김별|작성시간16.11.16|조회수682 목록 댓글 4


사과 속으로 / 김별


사과를 깨물다가

벌레가 나왔다


벌레야

너는 백설보다 고운 속살 속에

이슬처럼 투명하게 잠들어 있었구나

너의 잠을 깨워 미안하구나


꽃도 지고

향기조차 사라져 가는 밍밍한 날들

나도 너처럼 허물을 벗고

편안하게 누울 수는 없겠느냐


누에처럼 비단 고치 속이 아니더라도

꿀맛 나는 과일 속이 아니더라도

아무 근심도 걱정도 없이

너처럼 포근하게 잠들 수는 없겠느냐


가시 박힌 밤송이 속이라도

딱딱한 호도알 속이라도 좋다

축축한 양말을 벗고

하루종일 지고 다닌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태아처럼 옹크린 채

너의 자리에

세상의 창을 닫고

잠들고 싶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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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되고 | 작성시간 16.11.16 글님이 너무 좋으세요
    늦은밤, 사과속으로 자알
    보고 머물다갑니다 ~~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11.23 되고님 안녕하세요. 귀한 말씀에 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사는 일이 여간 고단해야 말이지요. 이해 부탁드립니다.^^
    날이 많이 춥습니다, 내일은 더 추워진다니... 감기조심 건강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따듯한 겨울 되세요
  • 작성자오월에 | 작성시간 16.12.02 사과 농사를 지으시는지요 먹음직 스러워 사 먹고 싶네요 이곳은 어디인가요?
  • 작성자설아토 | 작성시간 16.12.19 잘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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