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모은 손 / 김별
가을이다
지난 폭염과 폭우 열대야
그리고 태풍에 맥없이 쓰러지고
망가진 것들
다시 일으켜 세우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최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난 시련이 하늘의 뜻이었다면
무릎을 꿇고 손을 모으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사람의 몫
약해진 햇살에도
마지막 단물을 들이기 위해 애쓰는 과일처럼
마지막 지는 꽃의 꿀을 모으는 꿀벌의 자세로
우리도 우리 몫의 책임과 정성과 사랑을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상처 입고
슬픔과 고통을 견뎠기에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녕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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