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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 ♡ 시인방

겨울나기

작성자김별|작성시간17.12.23|조회수786 목록 댓글 4


 

겨울나기 / 김별

 

꽁꽁 싸매놓은 수도가 얼고

지난 봄

남으로 낸 작은 들창엔 얼음꽃이 하얗게 핀 날에도

당신의 음성은 봄꽃처럼 향기로와

나는 문득 벌써 봄이 왔을까

양지쪽에 선 나뭇가지에 꽃멍울이 맺혔나

가만히 살펴보았습니다.

 

내복에 양말을 두 컬레 신고

마스크에 목도리

두꺼운 외투를 입었지만

오금이 저리고 발을 동동거리는데

당신의 몸짓은 봄꽃에 앉은 나비인 양

눈이 부셔

나도 따라 허세를 부리다

기침 몇 번 콜록인 다음에야

아직 겨울의 한복판임을 실감합니다

 

언 땅 아래서 뿌리의 고단한 휴식을 깨워

아직은 이른 생명의 수액을 뿜어 올리는

고로쇠나무의 즐거운 노래소리

 

아무리 추워도 절대로 얼지 않는 약샘에

더 따듯한 맑은 물이 방울방울 샘솟는 소리

 

꽃잎보다 이쁜 녹색의 숲속에서

지친 몸과 영혼을 깨우듯 들려오는

방울새의 신비롭고 청아한 소리

 

당신으로하여

지상과 천상의 맑고 고운 빛깔과

모양과 향기와 소리들이

꽃처럼 피어나고

부채살처럼 펼쳐져

 

오돌오돌 떨며 보내는

나의 겨울나기는

폭설과 강추위에도

늘 봄꽃이 피고

재속에 묻어 놓은 알불이 따듯하기만 하고

 

보석가루를 뿌린 듯 반짝이는 호수에서

눈부신 백조는 오늘도

왈츠의 선율에 맞춰 아름다운 춤을 춥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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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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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석화 | 작성시간 17.12.24 안녕하세요
    언제나 변함없이 아름다운 좋은 글 많이 주셔서 잘보고 쉬었다 갑니다
    얼마남지 않은 정유년 마무리 잘하시고 다가오는 무술년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웃으며 살아 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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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봉황덕룡 | 작성시간 17.12.24 감사~
    하늘에 영광 온누리에 축복과 평화 건강과 지혜를.
  • 작성자희애 | 작성시간 18.01.05 아직은 봄이 오려면
    한창 멀었지요
    겨울도 그런대로 살만한
    계절이라 생각합니다
    따듯한 이불속에 있으면
    세상 부러울게 없잖아요 ㅎ
    행복한 날 되세요^^
  • 작성자별이뜨는 집 | 작성시간 18.01.10 수도가 꽁꽁얼고 창문에 얼음꽃이 피어도
    살속을 파고드는 추위는 겨울을 미워하게 합니다.
    그래도 어딘가에는 따뜻함이 녹아 있는거 같습니다.
    잊고 있는 그 따뜻함이 봄일랑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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